본문 바로가기

ADHD

선택적 함구증과 ADHD 진단을 동시에 받다..

오랜만에 블로그를 찾아왔네요. 

제목에 적었듯이 지난달에 그동안 다니던 심리치료에서 선택적 함구증과 ADHD 모두 진단을 받고 

한동안 멘탈을 잡기가 힘들기도 했고, 그 와중에 치료 이외에 여러 노력들을 시도해보려는

조급한 마음이 생겨 아이와 갈등도 잦았던 것 같아요. 

선택적 함구증과 ADHD 두가지가 많이 다른 증상인 것 같은데 특히 ADHD는 전혀 의심조차 못했기 때문에 

혼자 여러 자료들을 서치하고 고민도 많이 했답니다. 

 

선택적 함구증은 이미 확신하고 있었지만 ADHD? 전혀 의심을 못했었는데 그 이유는 

이번에 검사를 하면서 웩슬러 지능검사를 같이 받았는데 아이 지능이 높은 편으로 나왔더라구요. 

물론 항목간 편차가 매우 심한 케이스라 전형적인 ADHD 아이의 양상이 나오긴 했어요. 

어쨌든 지능이 높은 편이라 학업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었고, 본인이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작업을 할 때는 

집중을 너무 잘하는 편이어서 더 알아채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찾아보니 이 또한 ADHD를 겪는 아이들의 특징이더라구요.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과몰입하기..

 

반면, 결과를 알고 나니 이해가 되는 아이의 행동들도 있었어요. 

첫번째는 몰입하던 것에서 다른 것으로 전환이 많이 힘들었던 것. 

단지 고집이 세서 양육이 힘들다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보통 아이들보다 더 심한 편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녁마다 놀다가 씻으러 가거나 자러 들어가는 상황이 늘 갈등이었고 정신적으로 서로가 많이 힘들었었어요. 

두번째는 지루할 때 몸을 가만히 두지 못했던 것. 

이걸 왜 그냥 아이가 활동적이어서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는데 돌이켜보니 조금 지루하거나 긴장된 상황에서 과잉행동들이 있었어요.

티브이를 볼 때도 엉덩이 들썩은 기본에 물구나무 서기 등등, 움직임이 적은 둘째와 이것 때문에 많이 다투기도 하고 

저도 불편을 겪으면서도 그냥 평범한 행동으로 넘겼던 것 같아요. 하지만 상담하러 갔던 첫날 긴장한 아이의 행동을 보고

의사선생님께서는 바로 의심을 하시고 테스트도 그래서 진행을 하셨나봐요. 

 

이 두가지 행동이 첫째와 제가 가장 자주 부딪히는 행동이었고 매일 일상에서 겪는 일이다보니 

힘들면서도 문제라고 느끼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ADHD 진단을 받고 나니 오히려 이런 행동들이 이해가 되면서 

아이와 개선 방법을 찾아가는데, 그리고 아이와 이 부분에 대해서 대화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앞으로의 치료는 ADHD 부분에 있어서는 계획이 없어요. 

ADHD 치료의 판단 근거는 학교 생활인데 학교 선생님들이 문제 없다고 판단하시면 

치료센터에서도 적극적인 치료는 권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 몇가지 노력만 하고 있어요. 

첫번째, 학교에서 조금 더 아이를 일찍 데려와서 학교 숙제 함께하기.

숙제를 하면서 학습 시 아이의 행동을 좀더 관찰하고 싶기도 하고, 숙제가 아니면 학습을 거의 따로 시킬 일이 없는 독일이라 

그나마 아이가 공부할 때 태도나 취약한 부분을 알기 위해 택한 방법이에요. 학습 과정을 지켜보다보니 확실히 문제 해결능력은 

높은 편이지만 문제를 스스로 읽는 과정에서 실수가 잦은 편이라 이 부분을 함께 지도하고 있어요. 

´스스로 문제 읽고 이해하기, 그리고 점검하기´ 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Lük 를 활용한 학습을 추가적으로 짧게나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루크라고 해서 교구로 꽤 유명한 것 같더라구요. 

아이가 스스로 풀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 집중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답니다. 

Lük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저는 밤비노, 미니, 그리고 일반 ? (24타일) 모두 가지고 있어요. 

위 사진처럼 문제를 맞추고 판을 뒤집으면 도형, 패턴 등을 보고 답이 맞았는지 스스로 확인을 할 수 있어요.

 

두번째, 감사일기와 명상 

아이의 심리검사에서 충격적이게도 온갖 포비아를 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왔어요. 

저의 불안이 아이에게 전달이 될걸까요 ㅠㅠ 

소셜 포비아, 아고라 포비아, 결과에 대한 압박감도 높은 편이구요. 

불안이 높은 것 때문에 선택적 함구증, ADHD으로 발현되었겠죠. 

감사일기가 아이의 불안을 낮추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진단을 받기 전에도 아이와 노트에 감사한일 적어보기를 하고 있긴 했는데 

이번에 어린이용 감사일기, 감정일기를 구입해서 쓰고 있어요. 

어린이용은 조금 더 일기를 쓰는데 동기부여가 되도록 구성이 되어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어린이용 감사일기는 오늘 하루 어떤 일에 감사했는지, 오늘 일어난 일 중에 멋졌던 일, 오늘의 기분 등을 적을 수가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가 스스로 작성하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명상도 매일은 못하지만 자기 전에 처음엔 3분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시간을 늘리고 있어요. 

집에 철봉이나 체조용 매트 등 신체활동을 많이 하는 첫째를 위한 물건들이 많은 편인데 신체활동을 충분히 한 뒤에 

명상 시간만큼은 움직이지 않는 연습을 시키려고 해요. 

 

이렇게 가정에서 일단 조금씩 아이 불안을 낮춰보고, 심리센터는 선택적 함구증 치료를 위해 1년간 예약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다니면서 상황을 지켜보려고 합니다. 

선택적 함구증도 ADHD도 긴 여정이 될 것 같은데 그래도 빨리 진단을 받게되어 다행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때로는 엄마로서 심각한 마음이 안들수가 없지만 엄마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이렇게 글로 쓰며 다시 한번 다짐하는거에요.

어떤 날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날이 있어요. 그런 날은 선택적 함구증으로 다시 폭풍검색을 하기도 합니다. 

누군가 그렇게 검색을 하다가 이곳을 들어오셨다면 서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가 언젠가 많이 나아졌다는 글을 남기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아주 작은 발전에도 기뻐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아이가 노력을 안하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아이도 온 힘을 다해서 학교에 적응하고 대답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는데 학교 생활을 잘하는건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더라구요. 

아이의 노력을 봐주세요. 아마 많이 노력하고 있을거에요.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힘내세요 !